신경외과
심기범
교수
“성모야~! 나 왔어~!”
아파트 문을 열고 들어서자 여느 집과는 달리 ‘슈-읍 푸-
욱 삐익삐익’ 하는 기계소리가 집안을 울리고 있었다.
내 뒤로 함께 온 공대생들이 멈칫거리며 조심스레 따라
들어왔다. 거실에 들어서자 병상 침대에 누워있는 성모
가 먼저 “안녕하셨어요? 선생님, 어서 오세요”
하면서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말을 할 때마다 기관절개 부위로 공기가 새어 나와 티칵
티칵 하는 소음이 섞여 제대로 발음이 안 됐다.
그러나 나에게는 아주 친숙한 목소리였다.
“와! 생각보다 얼굴이 좋은데! 식사 잘하는가 보네?
미안하네, 이제야 자넬 찾아오게 되어서...”
나는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성모에게 다가갔다.
"아닙니다. 이렇게 직접 저의 집에 와 주셔서 너무 고맙고
반가워요.”
“정말 반갑네...”
점차 벅차오르는 감개에 말을 끝까지 마무리하기 어려
웠다. “어머니도 그동안 고생 많으셨죠? 대단하십니다.
여기까지 이끌어 오시느라 얼마나 힘드셨습니까?”
성모와 어머니 모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나는 슬그머니 성모의 손을 잡았다.
손 안에서 온기가 느껴졌다.
그 순간 지난날의 시간이 주마등같이
나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성모와의 인연은
2003년 8월어느날병원응급실
에서부터
시작
되었다.
“선생님, 23세 남자 환자가 추락사고로 왔는데 사지
마비에 호흡이 거의 없어요!”
다급한 호출이었다.
나는 마침 응급실을 지나가던 참이어서 바로 환자를 볼 수
있었다. 환자는 짧은 호흡에 헐떡이며 새파랗게 질려가
고 있었다. 즉각적으로 인공삽관을 해 인공호흡을 시켰다.
시골병원이라고 경한 환자만 오는 것이 아니었다.
건축 공사장의 2m 높이에서 거꾸로 추락해 제1, 2 경추
골절에 의한 척수 손상이 발생한 것이었다.
최악이었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보다는 ‘앞으로 이
를 어쩌나?’ 하는 상황이었다.
나는 연신 ‘수술을 해야 할까?’ ‘수술하면 나아지는 것이
있는가?’ ‘수술 안 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를 고민했다.
어느 환자의
영상 편지
08
제주대학교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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